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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활이론, 라이프스타일

문화라는 학문적 문법보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대중적 언어로 새로운 생활이론이 쓰이고 있다.

문화의 시대가 저물고 라이프스타일의 시대가 도래했다.

 

21세기 라이프스타일

 

라이프스타일은 '삶'이 아니다. 사회학에서 라이프스타일(생활양식, Lifestyle)은 개인 또는 집단이 살아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오락, 레저, 취미와 트렌드, 소비 패턴, 사회적 관계 모델 등도 그 영역에 포함되는 추세이다. 라이프스타일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태도와 가치 또는 세계관을 반영한다. 인간은 특정한 삶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많은 집단행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10년대 이후 라이프스타일은 개인 소비자를 목표로 하는 마케팅 트렌드의 핵심적 패러다임으로,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업의 노력을 견인했다. 더 이상 라이프스타일은 알프레드 아들러가 정립한 개인을 들어내는 도구로서의 학문적 개념을 넘어, 일상에서의 퍼스널리티와 자기존중을 들어내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또한 후기 산업사회는 서브컬처 개념인 라이프스타일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앨빈 토플러는 예측했다. 그러나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은 일상을 넘어 사회, 문화, 경제 등 전 영역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문화의 의미를 일정 시기, 장소, 집단이 향유한 행동 생활양식이라고 배웠다. 즉 라이프스타일이 문화인 것이다. 그러면, 동시대 라이프스타일과 기존 문화의 개념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중대한 차이가 있다. 시기와 장소는 유사하지만, 그 생활양식의 주체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관점이 개인이 아니라 집단에 있었다. 20세기 문화이론에서의 문화는 개인의 생활양식보다 집단의 보편적 생활양식에 초점을 두고, 그들의 행동 양식을 중요시하는 학문적 경향이었다. 그 이유는 국가나 기업은 한 명의 삶보다 다수의 삶을 대상으로 활동했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동시대 라이프스타일은 집단의 문화보다는 개인의 특정적 생활양식에 초점을 두었다. 현 세대는 기업이나 국가가 주체가 아닌 개인 스스로 자기문화를 만들고 공유한다. 문화의 주체가 집단이 아니라 개인의 퍼스널리티인 것이다.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넘어서는 퍼스널 브랜드가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그래도 기업은 변화하는 시대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혁신적인 미디어와 새로운 커뮤니티의 출현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와 SNS,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심장인 모바일 기술이 그 원인이다. 

 

21세기 라이프스타일은 기업의 제품과 특정 개인의 취향이 결합하여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이제 기업과 소비자는 라이프스타일로 시작해서 라이프스타일로 끝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화의 시대가 저물고 라이프스타일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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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이론

 

이제는 기존의 문화이론으로 동시대의 문화, 즉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기존 이론으로는 무의미하고, 만약 새로운 문화이론이 등장한다고 해도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론이 정립되기도 전에 다양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출현할 것이다. 앞으로 문화이론은 일상 실천의 더 빨라진 속도와 넓은 영역에서의 액티비티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은 문화이론이 아닌 소비문화와 밀착하여 작동하고, 집단의 흐름이 아닌 개인의 특정적 흐름으로 가치와 의미를 창출한다. 어쩌면 동시대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이론화하는 가설로서의 문화연구가 아닌 그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하는 아카이브 시대인 것이다. 이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이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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